사설/칼럼
한때 공무원 인기는 대단했다. 정년보장과 연금제도 매력으로 많은 청년들이 선망하던 공무원 직업이 최근 시험 응시자 수가 급격히 줄어들고, 조기퇴직이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이유인즉 낮은 보수에다 연금제도 매력 저하(개편)와 악성민원 및 경직된 조직문화가 영향을 미친다.
열심히 공부해 원했던 직장에 들어갔는데, 막상 들어 가보니 기대와는 너무 차이나 실망하게 된 거다. 저축도 힘들고 월급이 적으면 일이라도 편하면 모르겠는데, 최저임금과 군인봉급 상승에 힘 빠진다는 볼멘소리마저 들려온다.
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공무원 응답자 43%가 근무시간 외 업무지시를 받았고, 41%는 말이 통하지 않는 직장상사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52%는 업무 스트레스로 번아웃 경험, 37%는 강도 높은 업무량 때문에 이직을 생각한 적 있다고 한다. 특히 5년 미만 공무원 조기 퇴직자는 2019년 6천663명에서 2022년 1만3,321명으로 2배 이상 급증하는 등 하위직 퇴사가 이어지고 있다. 올해 9급 공무원 공채 경쟁률은 32년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최근 행정안전부와 인사혁신처는 저연차 공무원 이탈 현상에 대한 특단의 대책이라며 6급 이하 국가 공무원 직급을 상향조정하기로 했다(2천명). 일 잘하는 공무원의 승진기회를 확대하고, 특히 재난안전 분야 공무원의 근속 승진기간 단축과 근속 승진체계를 개편하고. 초과근무 상환 시간·수당을 확대 지급하는 대책을 발표했다. 이같은 조치가 젊은 공무원의 조기퇴사를 잠재울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요즘의 MZ세대는 직장 내에서의 투명성·자립성·유연성 및 개인성·워라벨 보장 등의 가치를 우선시한다. 직장 내에서 충분한 정보를 가진 채 주도적으로 자신의 의견을 표출하고 반대의견을 허용하며, 업무와 관련해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도 높다. 조직 내에서 자신의 의견이 적극적으로 수용되기를 원하기 때문에, 자신의 아이디어가 존중받지 못하는 경우에는 높은 좌절감과 스트레스를 경험하게 된다.
최근 MZ세대 공무원이 어렵게 들어온 직장을 그만두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자치단체마다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현실적 상황 속에서 안정적인 공무원들의 수준과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조직문화 등에 대한 전반적인 개선이 필요하다. 조직문화가 매우 경직적이고 연공서열에 맞춰져 있어, 젊은 사람들의 에너지를 끌어 올릴 수 있는 구조나 조직문화로 변화하지 않으면 안정적인 직장을 선호하지만 조직 충성도는 높일 수 없다. 이 때문에 결국은 우수한 인재를 뺏기게 된다.
악성민원으로 인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도 있어 파장이 거세다. 악성 민원인의 신상을 공개하고, 시민들 스스로 공무원들을 보호할 수 있는 효율적인 방안을 찾아야 한다. 새내기 공무원들이 안정적으로 공직생활에 적응할 수 있도록 많은 지원을 모색해야 한다. 적재적소에서 소중한 자원들인 만큼 세심하게 챙겨 안정적으로 직장생활을 할 수 있도록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 최근 내놓은 소소한 당근책보다는 근본적 원인을 해소하는 해결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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