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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칼럼

[기고] 자치단체와 지방의회 갈등 지켜만 볼건가

사설/칼럼|입력 : 2024-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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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주민들을 만나보면 지방자치에 대한 솔직한 평가를 듣게 된다. 칭찬보다는 자치단체장이나 지방의회를 신랄하게 비판한다. 단체장에 대해서는 독선·오만·부패를, 지방의회는 무능하고 혈세 축내고, 왜 있는지 모르겠다 등의 핀잔을 한다.


그런데 단체장은 인사권·예산편성권 및 각종 인허가 등 막강한 권한을 갖는다. 그만큼 주민들의 삶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거다. 지방의회 역시 주민을 대표하는 대의기관으로서 주민요구나 지역사회 현안을 찾아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정책기능, 지역문제를 숙의 결정하는 의결기능, 집행부 활동에 대한 견제·감시기능 등 많은 권한을 갖는다.


그러나 지방의회에 대한 주민들의 평가는 가혹할 정도다. 제대로 역할을 하는 지방의원이 드물다거나 지방자치에 대한 부정평가가 지배적이다. 때문에 지금의 지방자치에 대한 철저한 반성과 제도 개혁이 반드시 필요하다.


전부개정된 지방자치법이 20221월 시행되어 지방의회 인사권이 독립되고, 정책역량 강화를 위한 정책지원관을 채용할 수 있게 되었다. 그만큼 의회의 위상과 권한이 확대된 거다. 소속 직원의 인사권을 의장이 행사하지만, 직원의 파견·교류와 관련하여 집행부와 의회가 합리적인 협의와 소통으로 마찰없이 원활하게 하면 되는데, 그렇지 못해 곳곳에서 잡음이 생기고 있다.


32년 만에 지방자치법 전부 개정으로 지방의회의 숙원이었던 인사권 독립과 정책지원관 제도가 도입되었지만, 전국 지방의회 사무직원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지방의원과 사무직원의 만족도는 30%도 되지 않았다. 이처럼 만족도가 낮은 것은 법적으로 인사권이 독립되었지만, 실질적인 조직권은 여전히 단체장에게 있기 때문이다. 직원 한 명 늘리려 해도 집행부 승인을 받아야 하고, 인사철만 되면 집행부와 의회 간의 갈등과 불협화음이 반복되고 있다.


자치분권 성숙과 주민을 위한 지방행정을 위해서는 자치단체와 지방의회는 두터운 신뢰를 구축해야 한다. 독립된 인사권을 남용한다면 양날의 칼이 되고, 주민들에게 볼썽사나운 갈등 모습만 보여주게 된다. 객관성·공정성·타당성 결여나 불공정 인사는 당사자의 부담이 클 뿐만 아니라, 시민들에게 미치는 파장도 무시할 수 없다.


아울러 의회가 독립된 조직으로서의 역할과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조직구성권과 더불어 예산편성권이 확보돼야 한다. 이마저도 집행부에 귀속되어 있어 지방의회의 독립성을 더욱 약화시키고 있다. 이같은 반쪽짜리 독립 위상으로 집행부를 제대로 견제할 수 있을까? 때문에 지방의회가 행정기관과 상호 대등한 균형관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지방의회 조직구성권과 예산편성권을 명문화한 지방의회법 제정이라는 것으로 귀결된다.


또한 소규모인 기초의회 단위 조직의 경우 인사권 분리로 인해 승진기회가 매우 협소해지는 구조적 문제를 시정하기 위한 제도 보완이 있어야 한다. 인사권 독립 이후 의회 위상을 강화하고, 업무능력에 따른 공정하고 합리적인 인사 운영으로 의회 직원들이 더욱 자긍심을 갖고 열심히 일할 수 있게 돼야 한다.


진정한 지방자치와 자치분권 성숙을 위해 지방의회가 반쪽짜리 독립에 머물러서는 안된다. 정부와 국회는 인사철마다 불거지는 지방의회와 집행부 간의 인사권 남용이니 의회 무시니 보복이니 하는 갈등과 잡음이 반복되지 않게 지방의회의 온전한 인사권 독립을 위해 함께 고민하고 풀어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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