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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칼럼

[기고] 기저귀 없는 요양원을 만들자

사설/칼럼|입력 : 2024-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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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근식 / 전 경남도의원


최근 요양원이나 요양병원에 자주 가는 편이다. 주위 분들이 연세가 많다 보니 간혹 들리거나 봉사활동을 할 때 대부분의 환자들이 기저귀를 차고 있는 걸 본다. 기저귀 차는게 의무화돼 있다. 요양원 생활은 간병하는 사람이나 받는 사람 모두에게 정신적·육체적으로 큰 부담감이 따른다. 그중에서도 가장 어렵고 힘든 것이 배뇨·배변을 돕는 배설돌봄이라고 생각한다.


도의원 시절 일본의 도쿄 모리노카제 요양시설을 방문한 적 있다. 초고령화를 경험하고 있는 일본은 간병 분야에서는 한국의 선배 격이다. 오랜 기간 경험과 시행착오를 겪었고, 특히 배설돌봄 부분에서 노하우가 축적되어 있었다.


일본 내각부 조사에 따르면 간병활동 중 가장 힘든 것이 배설돌봄이고, 요양원 이용 환자가 스스로 배설할 수 있기를 가장 바란다고 한다. 자력 배설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 되는 것은 환자의 자존심을 크게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배설돌봄의 기술 진보는 환자의 자존감을 지켜주고, 간병인 부담도 줄여주는 일석이조 효과를 거둔다. 소수 인력이 일하는 심야시간의 배설돌봄은 간병 직원들에게 난제다. 그래서 많은 요양시설에서는 배설돌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성인용 기저귀를 필수품처럼 활용한다.


이웃 일본에서는 성인용 기저귀를 사용하지 않는 공공 요양시설이 하나둘씩 늘어나고 있다. 모리모카제 요양병원의 경우 개원할 때 내걸었던 캐치프레이즈는 기저귀 제로 요양원이다. 이 요양원에 들어오는 환자 모두가 기저귀 착용이 금지된다. 기존에 기저귀를 항상 착용했던 사람도 예외 없다.


요양시설의 필수품인 기저귀 사용을 하지 않으면서도 특별한 문제없이 시설 운영을 해나가는 비결은 뭘까? 시설 입소자 모두가 화장실 변기에 앉아 스스로 배설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는 거다. 기저귀를 이용한 배설돌봄은 환자나 간병인 모두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준다. 뭐니 해도 기저귀 사용자는 자존심에 큰 상처를 받는다. 상처 난 자존심 때문에 삶의 의욕을 상실할 뿐만 아니라, 기저귀 발진이나 방광염 등으로 건강마저 해친다. 기저귀를 사용한 간병돌봄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라는 인식 때문에, 간병 직원의 일하는 보람과 의욕을 꺾어 놓기도 한다. 결국 기저귀 사용은 그 누구에게도 좋은 일은 아닌 것같다.


요양원에 입소한 환자 대부분은 식사량도 적고 거의 움직이지 않기 때문에 변비 해결을 위해 설사약을 먹는다. 설사약 대신 규칙적인 식생활과 식이섬유·수분을 섭취하도록 권장하고, 보행운동을 하도록 해 자력 배설을 돕고 다리 근력을 향상시켜 다시 걸을 수 있도록 한다. 결국 보행이 되면 혼자 화장실 사용이 가능하게 된다.


요양시설 입소자와 간병인 모두가 너무 편리성에만 집중하고 있다. 이것으로부터 벗어나야 한다. 정해진 시간에 화장실 가는 습관이 필요하다. 환자를 최대한 움직일 수 있도록 하는 돌봄이 필요하다. 이로서 결국 기저귀 양이 대폭 줄어 환경적 부하와 환자 가족의 병원비 부담을 줄일 수 있는 계기가 된다. 휠체어보다는 걷기를 통해 자력보행을 도와야 한다. 이를 위해 병원·요양시설·자치단체·국회 등 각 주체가 현행 법·제도의 한계를 점검해 보완해야 하고, 병원이나 요양원 아닌 환자의 입장에서 삶의 질이 향상되는 방향으로 간병돌봄의 초점을 맞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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