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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한산대첩축제 불꽃놀이 때 배경음악, 어떤 음악인지 알고 썼나

기자수첩|입력 : 2023-08-05

- 폭죽 터지는 소리와 함께 울려 퍼진 ‘Coldplay’(콜드플레이)가 부른 ‘Viva La Vida’, 한산대첩축제에 어울리지 않는다

- 우리 전통음악과 함께 했더라면 더 좋았을 텐데

  


84일 밤, 개막식을 시작으로 64회 한산대첩축제 막이 올랐다.

   

개막식과 함께 여러 행사와 무대공연이 열렸지만 시민들이 가장 기다리던 순간은 드론-쇼에 이어 펼쳐질 불꽃놀이였다.

   

보기 드물게 멋졌던 드론-쇼가 끝나고 폭죽 터지는 소리와 함께 불꽃놀이가 시작됐는데, 이게 웬일인가. 불꽃이 올라가고 배경음악으로 웅장하게 흐르는 음이 너무나도 귀에 익숙해 설마 그 곡일까 했는데 역시 바로 그 곡이었다.

   

순간 너무나도 어이가 없어서, ‘대체 이 곡이 어떤 곡인지 알고나 쓰는 것인지걱정도 되지만 화도 났다. 한산대첩축제는 우리가 잘 알고 있다시피 이순신 장군이 보여준 나라사랑과 겨레사랑, 곧 충을 바탕으로 한 애족애민 정신을 본받고 장군을 기리려 함이다. 그런 장군의 정신을 이번 축제에서는 이순신의 선택으로 삼았던 것 아닌가.

   

이 같은 주제에서 알 수 있듯이 이날 밤 불꽃놀이에 쓰였던 배경음악은 이순신의 선택과는 크게 동떨어진 뜻을 갖고 있어서 이번 같은 행사에서 함부로 썼다가는 정말 우스운 꼴이 되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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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드플레이(Coldplay)가 부른 ‘Viva La Vida'는 화가인 프리다 칼로가 남긴 유작, 마지막 작품과 같은 구절이고, ‘삶이여 만세라는 뜻으로 억압과 모순을 깨고 뛰쳐나가자는 뜻이 들어있는 바로 혁명을 추구하는 노래이다.


‘Viva La Vida' 앨범 표지를 보면 예사롭지 않은 그림이라는 걸 알만 한 사람들은 또 다 안다.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이라는, 화가 외젠 들라크루아가 1830년 프랑스 혁명을 기념하기 위해 그린 그림인데, 'Viva La Vida' 음악영화(뮤직비디오)에서 계속 배경이 되는 붉은 깃발과 같은 색감들을 확인할 수 있다.

   

노래 뒷부분에 혁명에 나선 군중이 지르는 함성을 묘사한 구간이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떼창 구간으로 통할 만큼 유명하기도 하다. 다른 부분은 몰라도 이 구간을 들으면 어디서 들어봤다는 생각이 퍼뜩 들 정도이다. 영화 번역으로 이름난 황석희 번역가가 알아듣기 좋게 번역한 음악영화 영상도 유튜브에서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고, 댓글들도 참 대단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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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 때 잠깐 쓰이고 지나가는 노래에 지나치게 큰 뜻을 두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겠지만 한산대첩축제는 전국에서 많은 이들이 통영을 찾아와 이순신 장군과 한산대첩 승전을 우리가 계승해야 할 가치가 있는 정신으로 보고 이를 기리는 소중한 행사가 아닌가.

   

이날 밤 불꽃놀이 배경음악은 한산대첩이나 이순신 장군과도 관련 없을 뿐 아니라, 알 만한 사람들은 듣자마자 알아차릴 노래, 그것도 민중혁명으로 모든 권력을 빼앗긴 독재자의 푸념이 담긴 노래를 폭죽과 함께 배경음악으로 썼다는 것은 모르고 했든 알고 했든 부끄러울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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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산대첩문화재단 쪽에서 이를 알면서도 설마 누가 알랴하고 일부러 이 곡을 썼을 거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하지만 이런 것 저런 것 따지지 않고서라도 이 곡은 너무나도 어울리지 않는다. 한산대첩을 기리는 축제인 만큼 아리랑 판타지라든가, 우리 고전음악을 현대에 맞게 만든 락 계통 음악도 있고 쓸 만한 다른 음악들이 많을 텐데 말이다.

   

무엇보다 이 음악은 이미 그 자체로 뜻이 너무나도 선명한 곡이다. 앞에서 주장한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정말 잘 알려져 있다. 많은 이들이 좋아하는 곡이라고 해도 모르는 사람은 또 몰랐을 테니, 아마 통영시든 한산대첩문화재단이든 모르고 썼다고 믿는다.


그래도 아쉬운 마음은 어쩔 수 없다. 만약 이 곡을 고른 사람이 축제나 행사 전문가들이라면 통영시민이나 관광객을 너무나도 과소평가했다. 우리 통영이 어떤 곳인가. 이순신도 이순신이지만 통영은 유네스코지정 음악 창의도시가 아닌가. 조금이라도 더 신경 써서 어울리는 음악, 좋은 우리 음악과 함께 불꽃을 보여줬다면 더할 나위 없이 훌륭했을 텐데. 참으로 아쉽다.

   




한하늘 기자 okarina098@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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