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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관광



- 대상 : 정지현 감독 '바르도'

- 우수상 : 조하영 감독 '언니를 기억해'

- T-콘텐츠상 : 노경무 감독 '안 할 이유 없는 임신'

1회 통영영화제 상영작으로 보는 아름다운 관용과 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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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회 통영영화제가 성황 속에 무사히 막을 내렸다.

 

10월 27일 저녁 통제영거리 역사홍보관 앞 광장에서 개막식을 열고 사흘 동안 일정을 시작했던 통영영화제가 29일 폐막했다.

 

영화제는 28일 하루 동안 열두 편 경쟁작과 초청작 네 편을 롯데시네마 통영 상영관에서 무료로 상영했는데 초청작들은 모두 환경과 가족바다를 주제로 한 영화들로 경쟁작은 그린(여행환경가족), 블루(바다), 레드(예술부문으로 네 개씩 나눠졌다.

 

사전 신청을 받기도 했지만 28일 하루 동안 상영관을 무료 개방해 누구나 경쟁작을 보고 즐길 수 있도록 하고 GV(관객과 대화)도 알차게 운영해 많은 이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10월 29일 열린 폐막식에서는 경쟁작 수상 결과를 발표했는데, ‘바르도(정지현 감독)’가 대상, ‘언니를 기억해(조하영 감독)’가 우수상, ‘안 할 이유 없는 임신(노경무 감독)’이 T-콘텐츠상을 받아 순서대로 상금 300만원, 200만원, 100만원을 받았다또 바르도에 출연한 심소영 배우가 배우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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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 꼽은 영화: ‘Love In A Zoom’(러브 인 어 줌), ‘장위동

 

지방에서 저예산 독립영화를 보기란 쉽지 않다어쩌다 입소문을 타서 웬만한 상업영화와 견줄 만큼 되어도 지금 영화산업 구조에서는 결국 자본 싸움상영관 개수 싸움이 되고 결국 수도권이 아니면 '밑 지방까지 내려오기를바라기는 어렵게 된다.

 

사정이 이러니 서울과는 꽤 먼 거리에 있는 통영에서 열리는 이런 기회라니결코 놓쳐서는 안 될 일이 아닌가관심을 끄는 여러 영화 제목들과 주제 가운데 '레드'를 고르고상영 시간에 맞춰 영화관을 찾았다.

 

  화면 캡처 2023-10-31 160249.jpg


'Love In A Zoom(러브 인 어 줌)'

 

장르극영화

제작년도: 2023

상영시간: 24분 59

감독김은혜

 

시놉시스코로나로 인해 줌으로 진행되는 인생 첫 대학 수업.

영수는 줌에서 지현을 보자마자 첫눈에 반해 채팅을 보내지만,

이름을 헷갈려 지헌에게 채팅을 보내게 된다.

 

많은 사람들이 다른 사람을 볼 때 성별이나 외모를 제일 먼저 보게 된다고 믿고또 그렇게 행동하지만 사실 사람을 만드는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이다.

 

이름자 한 획 차이에 사람이 달라진다사람을 잘못 본 건 착각일 수 있어도얼굴이름나이성별을 따지지 않고 나누었던 모든 대화들은 착각이 아니라 진실된 마음이었을 것이다.

 

강조되어야 할 주제와 내용은 노래 선율과 반복되는 가사로 표현해서 그런지 지금껏 머리 속에 '사랑은 뭘까하는 가사와 선율이 남아 있다더군다나 뻔하지 않은 결말로여태 지정된 성별(이성)과 '서로 모든 것을 알아야 한다'는 조건이 따라붙었던 사랑을 편견과 차별로부터 해방되게끔 하는 영화다.

 

 

화면 캡처 2023-10-31 160133.jpg


'장위동'

 

장르극영화

제작년도: 2023

상영시간: 21분 28

감독류한준

 

시놉시스이제 포기로 실패의 고리를 끊으려는 영화감독이 있다.

그리고 한 여자를 우연히 만난다.

옛일이 어제 같고 지금을 꿈같은 그녀는 기록 아닌 기억을 한다.

피아노 선생님 꿈이라던 그녀의 넷째 손가락약지가 닿을 수 없는 건반은

중지가 대신 가 닿았다.

 

손가락처럼 꼬여버린 그 마디를 넘어서면 우리 영화는,

우리의 연주는 계속될 것이다.

약지는 힘이 없으니까모두에게 그러하니까다 괜찮다.

 

"여기에 있어마음에 있어?"

 

영화를 찍는답시고 온 동네를 돌아다녀 나름 속으로는 '이 동네에 대해서는 내가 모르는 게 없다하고 생각하고 있었을는지도 모를 일이다그런 영화감독에게 딱 봐도 오늘내일 하는 것 같은방금 전 일어난 일도적절한 때도 기억하지 못하고 인덕션에 올려둔 냄비를 새까맣게 태워버리는 여자가 다가왔다그것도사람을 완전히 착각해서 말이다.

 

그런데 아니나 다를까 동네 밥 얻어먹는 고양이 삼색이도 모르고옛날에는 그 동네가 어땠는지도 모르고생각지도 못하게 처음 들어보는 이야기가 많은 것이다그리고 그 여자가 묻는다동네가 머리에 있는지가슴에 있는지를 말이다.

 

입봉(감독으로 작품을 올려 데뷔하는 일)하면 바다에 갈 거라던 영화감독 재우카메라로물질로써 기록을 해 나간 동네 모습들은 나름대로 구석구석눈길을 거쳤을 테다그런데 이제와 그 여자가 던진 질문은 그 기록에 담긴혹은 담길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드라마·서사 면에서도 기억과 기록을 극명하게 대비시키는 인물과 도구 혹은 직업이 교차하는 지점이 분명하게 드러나는 대목이다.

 

또 관객은 끝맺음 자막과 연결되는 마지막끝나기 직전 장면에서 바다를 보는 것이 아니라 파도 소리를 듣는다입봉은 했을까재우는 바다에 갔을까열린 결말은 보는 사람이 생각하는데 따라 그를 바다에 데려다 놓을 수도 있고그의 마음 속에 파도 소리가 울리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세 줄 요약, 60초 요약 시대영화가 붙들고 있는 의미와 기능

 

불이 꺼지면 적어도 두 시간 동안은 화장실도휴대폰도 참아야 하는 영화관을 대체할 컨텐츠와 미디어 매개체가 넘치는 세상이다실시간으로 채팅을 계속 할 수 있고달마다 정해진 요금만 내면 뭐든 무료로 볼 수 있는 OTT 플랫폼 대성공 시대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 안에 모든 이야기를 담아내야 하는 영화상영관에 내걸리면 손익분기점을 반드시 넘겨야만 하는 영화이들 영화는 어디로 가야 하는 걸까?

 

상업 영화도 문제지만 독립 영화들은 더더욱 갈 곳이 없다서울시내 몇 안 되는 상영관에 걸리려면 목숨도 걸어야 할 판국이다지역 영화제작은 영화제들은 이런 현실에서 느낄 수밖에 없는 갈증을 잠시라도 덜어준다.

 

이왕 이렇게 시작한 김에바다와 음악야경이 있는 도시 통영인 만큼 통영이 제 색을 찾아 충실하게 덧입혀서 2회도, 3회도 잘 열어주면 좋겠다그렇게 해서 많은 영화인들과 영화를 애정하는 관객들이 바다와 영화를 함께 볼 수 있는 도시로 기억하고 또 찾아준다면 좋겠다영화를 사랑하는 관객 가운데 하나로서참 잘 된 일이라고 말하고 싶다다음이 있기를 바란다.






한하늘 기자 gsinews@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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